‘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한국농촌경제진흥원이 2023년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1인당 육류 소비량은 58.4kg으로 2002년 기준 33.5kg과 비교하면 20년 새 74%가 늘어났다. 2022년부터 국내 고기 소비량이 사상 처음으로 쌀 소비량을 추월하며 한국인의 밥상은 어느덧 고기가 주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늘어난 고기 소비량에 따라 국내축산업 규모 또한 성장하고 있지만, 축산업에서 발생한 악취, 분뇨, 이로 인한 환경 오염까지 부정적인 시선은 축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탄소중립형 환경친화적 축산업 전환 촉진을 위한 국내 첫 ‘축산환경특성화대학원’으로 충남대를 최종 선정한 가운데 충남대는 축산환경분야 융합형 핵심인재 양성에 나선다. 축산업의 전업화와 대규모화로 인한 각종 환경문제 속에서 저탄소 친환경적 축산업 전환을 위한 전문 인재 양성에 앞장서고 있는 축산환경대학원 안희권 교수를 만나 지속가능한 축산업 실현을 위한 혜안을 묻는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가 현실화함에 따라 탄소중립 실현에 도움이 되는 축산환경 분야 연구 및 인재 양성에 대한 요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 충남대가 국내 최초로 축산환경특성화대학원을 유치하고, 해당 분야를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대학으로선 굉장한 메리트라고 생각합니다.
축산환경 분야 산업계가 요구하는 전문 인력 육성은 물론, 산학연관을 아우르는 교육, 연구, 협업 등을 통해 축산환경 분야 맨파워를 구축함으로써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축산환경특성화대학원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실질적인 비전은 축산과 환경을 융합한 교육과정을 통해 탄소중립형 환경친화적 축산업 전환을 촉진하고 국내외 축산환경 기술과 정책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실무능력을 갖춘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축산환경 분야의 다양한 문제들을 친환경적으로 대응하고 해결할 수 있는 전문인재 양성을 위해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실무 능력을 갖춘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 탄소중립, 환경공학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교수진으로 참여하며, ㈜우성사료, ㈜세티, 칠성에너지(영)와 같은 기업들이 컨소시엄 참여 기관으로 함께 합니다.
학생들은 축산환경특성화대학원에서 가축 분뇨 관리, 축산 악취 관리, 탄소 중립 등 총 3가지 교육과정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데요. 2년의 대학원 기간 교육과정별 지정 과목 2개와 축산환경관련법 특론, 축산환경 정책 세미나, 가축분뇨 퇴액비화 특론, 캡스톤 디자인 Ⅰ, Ⅱ, Ⅲ 등 공통 과목 4개를 수강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공통 과목 중 하나인 캡스톤 디자인을 통해 학생들은 축산환경특성화대학원 컨소시엄 참여 업체와의 협업은 물론, 실제 축산환경 분야에 적용가능한 연구의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마도 환경공학이라는 분야가 주목받은 게 1980년대 말이었을까 싶어요. 이전까지 우리는 성장을 최우선으로 목표해 왔지만, 이제는 우리가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에 대한 고찰과 반성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변화가 있었던 것이죠. ‘축산환경’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출발했습니다. 거시적으로 보았을 때 우리가 사람이나 동물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 모두를 '환경'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렇듯이 단순히 축산환경이라는 단어가 축산으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에 국한하는 것이 아닌 축산농가의 사육환경, 분뇨처리 과정은 물론, 도축에서 생산, 유통까지 축산업 전반에 대한 환경을 아우르는 것이죠. 즉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축산의 방안과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방안 모색이 축산환경 연구의 필요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앞으로 친환경 축산 확산을 위한 최우선 전략과 방안인 자연 순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인데요. 가축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분뇨를 비료 자원화해서 농경지로 보내고, 그 농경지에서 인간과 가축이 소비할 양질의 농산물과 가축 사료를 생산할 수 있는 친환경 축산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산학연관의 공동 연구를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또, 탄소중립 분야에서 가축의 분뇨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과정 또는 농경지에 환원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연구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축산 확산을 위한 기술을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기술을 현장에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상용화 전략이 더욱 중요합니다.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설치 비용이라든지 운영비가 너무 많이 부담이 된다면 현장 보급력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잖아요.
이처럼 실용성 있는 기술 보급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축산환경 분야 최전선에 위치한 농가들의 인식 개선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축산 농가가 수익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선택한 여러 가지 선택지들이 본인이 운영하고 있는 축사 환경은 물론, 지구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회적 책임의식을 고찰시킬 교육과 홍보가 필요합니다. 당장은 불편함이 따르겠지만 친환경 축산환경 생태계 구축을 위한 축산 농가의 책임 의식과 실천적인 방안 마련을 위한 산학연관이 연구와 관심이 동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농식품부와 축산환경관리원에서 축산환경 분야의 실무능력을 갖춘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 축산환경특성화대학원을 2023년부터 5년간 지원할 계획입니다.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5년 동안은 축산환경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인재를 지속적으로 양성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정부의 지원사업이 종료되는 5년 이후부터는 국내외 다양한 기관과의 유대를 통해 유상프로그램을 운영해 재정자립을 이루고, 교육, 연구활동 및 인재 양성의 범위를 지속해서 확대할 예정입니다. 이와 같이 모든 것이 계획한 대로 추진된다면 자립 운영이 가능한 국내 유일의 명문 축산환경특성화대학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축산은 농업생산액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산업입니다. 하지만 수질오염, 악취 및 온실가스 배출 등의 환경문제는 축산업의 성장을 제약하고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안전하고 우수한 축산물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나 축산환경 분야의 전문가는 아직 많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 분야에 흥미를 가지고 대학원에서 체계적으로 공부를 한다면 여러분들은 우리나라 축산환경 분야를 선도하는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