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양성으로부터 시작될 반도체 신화

인재 양성으로부터 시작될 반도체 신화

최근 경제불황으로 인한 세계 각국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심화함에 따라 공적개발원조(ODA)에 대한 사업과 예산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사회 내 한국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전 세계 유일 공적개발원조(ODA)를 받던 수원국에서 ODA를 하는 공여국으로 자리매김한 한국은 2023년 기준 약 4조 8,000억 원 규모 92개국을 대상으로 ODA를 진행하고 있다. 충남대도 충청권 최고의 국가거점 국립대학을 넘어 글로벌 유수 대학을 향한 기로에서 다양한 ODA를 바탕으로 최고 교육기관으로서 소임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우리나라와 대학이 나아가야 할 국제개발협력의 방향을 우리 대학 사회공헌센터장 권재열 교수에게 물었다.

Q. 한국은 공적개발원조(ODA) 수원국에서 공여국이 된 유일한 국가인 만큼 최근 ODA와 관련한 국책사업과 기업 활동이 늘고 있는데요. 국제개발협력과 ODA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필요성이 궁금합니다.

말씀하신 바와 같이 한국은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함으로써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를 받던 수원국에서 이를 제공하는 공여국으로 전환한 전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가 됐습니다. 이제는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며 국제사회에서 담당하는 역할과 책임이 커진 만큼 우리를 향한 세계인의 기대가 큰 상황입니다.

ODA란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과 사회복지 증진을 목표로 제공하는 원조를 의미하며, 개발도상국 정부 및 지역, 또는 국제기구에 제공되는 자금이나 기술협력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정의됩니다. 최근에는 개발도상국과의 포괄적 파트너십을 통한 협력이 강조되며 ODA를 아우르는 폭넓은 개념으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용어가 주로 사용되고 있어요. 국제개발협력은 선진국-개발도상국 간, 개발도상국-개발도상국 간, 또는 개발도상국 내 존재하는 개발 및 빈부격차를 줄이고, 개발도상국의 빈곤문제 해결을 통해 인간의 기본권을 지키려는 국제사회의 노력과 행동을 의미합니다.

2023년 국내 ODA 규모는 약 4조 8,000억가량으로 45개 기관이 수원국 92개국을 대상으로 1,840개 시행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내년에는 그 규모가 약 6조 5,000억가량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2022년 한국의 ODA 규모는 국민총소득 (GNI) 대비 0.17% 수준으로 UN 목표치인 0.7%,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 평균인 0.3%에 많이 못 미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가 아시아를 대표하고 세계를 선도하는 리더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ODA를 통해 지금까지 받아온 원조와 버금가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충남대도 여러 가지 국제개발협력 활동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우리 대학 교수님들이 운영하시는 ODA 사업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농업경제학과 한석호 교수님께서 국제협력선도대학 육성지원사업을 통해 우즈베키스탄농업대학(TASU)의 교육, 연구, 기술개발 환경을 개선하고 양질의 인적자원을 육성함으로써 우즈벡의 현안 해결에 기여하고 계십니다. 또, 식품영양학과 김재한 교수님께서 교육부와 KOICA(한국국제협력단)이 지원하는 ‘한-파키스탄 영양센터 설립사업’의 사업관리자(PM)로 참여하고 계십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대학 산하기구인 사회공헌센터가 KOICA의 ‘2023년 대학교 국제개발협력 이해증진사업’에 선정돼 ‘국제개발협력의 이해’라는 교양 교과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충남대에서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한 다양한 행사가 개최될 예정인데요. 오는 11월 30일에 ‘2023년 글로벌 SDGs 탄소중립 실천 포럼’이 라미컨벤션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충남대 국제개발협력 컨퍼런스가 오는 12월 1일, ‘대한민국 국제개발협력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대전팁스타운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또, 내년 1월에 사회공헌센터와 대전국제개발협력센터가 함께 국제개발협력 포럼이나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Q. 교수님께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국제 활동 사례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먼저, 2019년 글로벌 사이언스 캠프가 생각납니다. 대전 충청지역 7명의 대학생과 1명의 대학원생이 바이오, 코딩, 문화영역으로 각각 팀을 구성해 탄자니아 탕가 지역 2개 고등학교에서 사이언스 캠프를 진행했는데요. 당시 활동한 학생들이 자기 능력을 바탕으로 탄자니아 학생들을 직접 교육하는 모습과 호기심과 열정을 보여준 탄자니아 학생들을 보며 앞으로도 더 많은 글로벌 봉사활동을 진행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처럼 훌륭한 활동을 보여준 만큼 참여 학생들이 취업과 수상 등 좋은 소식을 들려줘서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해당 캠프의 여러 에피소드는 유튜브에서 ‘나의 겨울, 너의 여름’이라는 제목으로 시청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2022 대전 학생네트워크 글로벌협력 프로젝트’인데요. 대전지역 국제개발협력 연합 동아리(충남대, 한밭대, 목원대) 학생들 12명을 선발하여 국제개발협력 역량강화를 위한 심화교육을 실시하고 필리핀에서 현장 활동 경험을 가졌습니다. 필리핀 현지 대학생(필리핀국립대학교)들과 지역개발워크숍, 지역조사 및 SDGs 기반 문제분석 활동/ 자립농장(딸락) 봉사활동/ 현지 국제개발협력 사업 지역 및 KOICA 필리핀사무소 견학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했는데요. 이때 여러 영감을 받은 일부 학생들이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KOICA에서 운영하는 다른 사업들에도 참여할 정도로 열정을 보여줘서 뿌듯했던 기억이 있네요.

Q. 향후 교수님께서 계획하고 계신 국제개발협력 관련 사업이나 활동이 있을까요?

먼저 저희 학생들이 글로벌 영역에 대한 역량을 쌓을 수 있는 교과목을 준비하고 싶습니다. 현재 ‘글로벌네트워킹과 협력:이해와 실제’ 교과목이 K-MOOC 교과목으로 채택되어 촬영 중이고, ‘글로벌 SDGs와 ESG’ 관련 교과목을 기획 중입니다.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공동 개발하고 있는 교과목인 만큼 K-MOOC에서도 수강할 수 있고, 대전·충청 지역대학 원격 교양과목으로 채택돼 많은 학생이 수강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입니다.

또, 제가 센터장을 맡고 있는 사회공헌센터를 통해 충남대 교수님들께서 국제개발협력 사업에 참여하실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특히 NGO, 기업 등과 협력하여 국제개발협력 민관협력사업을 기획할 예정이며, 현재 국제개발협력 NGO ‘사단법인 캠프’와 함께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소규모 농업개발 사업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단법인 나눔과기술’의 일원으로 탄자니아 사이언스 캠프에서 활동했는데요. 올여름에도 다녀왔는데 내년 여름에도 참여할 계획을 하고 있어요. 장기적으로는 이곳에 과학기술대학교를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답니다. 한국의 많은 대학교가 어려웠던 시절의 한국을 찾은 선교사들에 의해 세워진 것처럼 좋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대학을 세우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

Q.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대국민 공감이 부족하다는 견해도 있는데요. 교수님의 의견은 어떠신가요?

우리 국민들께 국제개발협력이 무엇이며 왜 필요한지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어요. 국제사회에서 국제개발협력은 성장과 발전을 넘어 협력과 공존의 아이콘으로 위상과 역할이 강화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인도주의적 관점을 바탕으로 점차 전략적, 경제사회적, 미래지향적 관점으로 추진 방향이 전환되고 있어요. 국가이익이라는 개념과 범주를 보다 포용성 있게 설정해서 국제개발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국민들이 함께 이해하고 합의할 수 있었으면 좋을 것 같아요. 특히 각 학문영역 학회에서 이러한 역할들을 수행하면 어떨까요? 인도주의적, 정치 외교적, 경제적 동기 및 상호의존의 인식과 같이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다양한 동기에 대해 충분히 논의할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의 한국은 이제 국제사회에서 글로벌 중추 국가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기반으로 국력에 걸맞은 활동과 기여를 통해 국제적인 위상을 더욱 높여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우리나라의 국제개발협력 발전을 위한 당면 과제와 방향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역할이 커짐에 따라 국제개발협력 영역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의 범위와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현장 경험이 풍부한 실력 있는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텐데요. 학교 교육 과정에 국제개발협력 교육 과목이 포함되고, 분야별 직무별로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인력 양성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이 분야가 양적 질적으로 성장하고 관련 인재들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효과적으로 활동하려면 반드시 국제개발협력 분야 생태계가 제대로 구축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국은 국제개발협력에서 민관협력을 강조하고 있으나 실제로 그 규모가 미미하여 혁신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민간 재원을 활용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개도국을 지원하고 있는데 모범적인 민관협력 모델을 학습해서 우리에게 적용해 볼 필요가 있어요. 최근 전 세계적으로 ESG 논의가 가속화되면서 국내에서도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데요. 민간 부문의 전문성과 혁신성이 개도국 민간 부문 발전을 위해서 효과적인 수단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발 재원 확대 및 기업 역할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개도국 SDGs 달성 지원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민간부문 참여 전략이 필요하며 대학, 시민사회단체, 기업 등과의 강력한 파트너십 구축과 발전이 필요해 보입니다.

Q. 우리 대학의 국제개발협력 활성화를 위해 애쓰고 있는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새롭게 변화되고 있는 전지구적 상황은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후변화, 국가간 분쟁,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의 글로벌 복합 위기는 정보산업혁명에 기반한 전지구적 네트워크화로 우리 모두가 어느 정도까지나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시간적 공간적 경계 붕괴가 무엇인지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글로벌 환경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도 없는 절박하게 다루어야 할 아젠다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개발 패러다임이 경쟁적이고 거버넌스 중심의 자원 소모적 개발 방식에서 자원 순환적인 개발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이해하고 준비해야 할 필요성이 느껴집니다. 우리 모두가 지구와 인류의 지속 가능한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지속가능성과 포괄성의 원칙에 따라서 일하고 생산하고 연구하며 배우고 가르칠 필요가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영역에의 참여는 더욱 크게 확대되고 다변화될 것이고, 이에 대학, 시민사회, 기업 등 민간부문 참여도 그 전문성과 혁신성에 기반하여 활성화되고 확대될 것입니다. 특별히 개발재원 확대 및 기업 역할에 대한 새로운 인식으로 개도국 SDGs 달성 지원을 위한 민간 부문 참여가 전략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김영민 교수님의 ‘먼 곳까지 항해하는 커다란 배를 타고 싶으면’이라는 칼럼 내용의 일부를 나누고 싶어요. ‘당장 무용해 보이는 공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근시안적 유용성에만 집착하다 보면, 목전에 둔 시험공부밖에는 인정하지 않게 될 것이다. 당장은 쓸모가 없어보여도 결국에는 큰 쓸모로 이어질 공부가 존재한다는 것을 모르게 될 것이다. 근시안적 생존에만 집착하다 보면, 먹고사는 일이 삶의 전부라고 착각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시험공부와 큰 공부가 다르듯이, 생존과 삶은 다르다. 삶에는 생존을 넘어서는 여유가 필요하다. 태어나서 늙어 죽을 때까지 목전의 실용성에만 연연한 대가는 협소한 사회 속에서 졸렬한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관처럼 좁은 방을 벗어나 멀리까지 항해하는 커다란 배를 타고 가고 싶거든, 좀 더 깊고 큰 실용성을 맛보고 싶거든, 진정한 실용성이 무엇인지를 새삼 묻고, 재정의하는 일처럼 일견 무용해 보이는 일에 몰두해 보는 거다. 그렇지 않으면 남은 실용성인들 사람에게 무슨 쓸모가 있을 수 있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