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순간을 찬란한 기록으로 찰나의 순간을 찬란한 기록으로
호국 영웅들의 헌신에 보답하며

한여름의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7월의 좋은 날, 한 무리의 노병(老兵)이 충남대 중앙도서관을 찾았다. 무더위에도 정갈히 제복을 차려입은 50여 명의 호국 영웅들은 충남대 중앙도서관 지하 1층 전시 공간에 마련된 사진전 ‘영웅갤러리’에 참석해 자신들의 사진을 감상하며, 73년 전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젊은 날을 회상했다. 사진과 겹친 그들의 눈동자에는 당장이라도 싸워 이길 수 있다는 사기와 군인으로서 평생을 지켜 온 명예로 가득했다.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진행된 이번 사진전의 사진들은 대전보훈청과 충남대 사진동아리 ‘디앵글스’학생들이 협업해 6·25 참전유공자의 사진을 촬영한 ‘영웅사진관’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이번 사진전에는 대전지역 6·25 참전유공자의 인물사진 50점을 비롯해 작업 과정을 담은 사진 30점 등 총 80여 점이 전시됐다. 대학 구성원과 지역민이 제일 많이 찾는 공간에서 사진전을 개최함으로써 자랑스러운 호국 영웅들을 기억하고, 전쟁과 평화의 의미를 상기했다는 관람객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이번 ‘영웅사진관’ 프로젝트의 촬영 업무 요청을 받은 디앵글스는 뜻깊은 일에 일조할 수 있다는 생각에 대전지방보훈청의 요청을 그 자리에서 바로 승낙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촬영과 조명 세팅, Vlog 촬영, 복장점검, 1차 보정 등 다양한 역할이 필요했지만, 동아리 회원 모두는 너나 할 것 없이 이번 프로젝트에 함께했다. 사흘간 바삐 진행된 촬영 일정에도 참여 인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준 덕분에 총 51명의 영웅 프로필을 완성할 수 있었다. 참전유공자들의 헌신에 반드시 보답하겠다는 동아리 회원들의 마음이 모인 결과였다.

“성심을 다한 사진전 ‘영웅갤러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기쁜 마음입니다. 이번 사진전을 준비할 때 참전유공자분들께서 직접 손을 잡아 주시고 고맙다고 말씀해주셨을 때 큰 보람을 느꼈는데요. 앞으로도 저희의 재능을 통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을 지속하고 싶습니다.”

나와 다른 누군가의 순간을 기록하며

1969년에 창립해 54년의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디앵글스는 현재 거의 모든 단과대학의 구성원이 소속되어있는 동아리인 만큼 구성원의 다름을 이해할 수 있는 동아리 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평소 디앵글스 임원들은 동아리 회원들에게 새로운 재미와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활동을 기획하며 회원들의 적극적인 동아리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디앵글스가 이번 ‘영웅사진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비결도 바로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이었다.

동아리 회원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장거리 출사부터 정기적인 전시활동, 신입부원을 위한 캠코더(Campus course together) 활동,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는 촛불의식, KAIST와의 다양한 협업 활동까지 디앵글스는 다양한 사람들과 매번 다른 시공간에서 ‘사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의 공통점을 알고 디앵글스만의 매력을 찾을 수 있도록 언제나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고 나면 선명한 기억보다 잊히는 순간들이 더 많다는 생각으로 시작된 누군가의 습관이 모여 새로운 순간을 만들어가는 동아리 ‘디앵글스’로 태어났다. 지금껏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 덕분에 54년간 모두가 만족하는 ‘디앵글스’를 이어올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영웅사진관’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이에게 감동과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주었다는 사실은 디앵글스 회원 모두의 자긍심이 됐다. 그렇기에 오늘도 디앵글스는 카메라를 통해 나와 다른 누군가의 수많은 찰나의 순간을 찬란한 기록으로 담아내고 있다.

“디앵글스에는 학우 여러분을 위한 모든 것은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저 동아리에서 즐겁게 활동하실 마음만 갖고 문을 두들겨주시면 됩니다. 처음,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은 망설여지고 두렵지만, 시작의 문턱을 넘어서면 느낄 수 있는 재미가 무수히 많으니 망설이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