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제8회 지방선거 선거 운동이 한창이던 5월, 한 정치 신인이 군인들이 쓰는 철모를 쓰고 이색적인 거리유세에 나서며 많은 시민의 이목을 끌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행정학과 83학번 서철모 동문이다. 평생을 공직자로 살아오다가 대전시 행정부시장을 끝으로 명예퇴직한 서철모 동문은 서구 주민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관료 출신이라는 무거운 이미지를 버리기 위해 직접 철모를 쓰고 시민들에게 재치 있게 다가갔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유쾌한 선거전략과 적극적인 정책 공약에 힘입은 결과, 서 동문은 제8회 지방선거 선거에서 민선 8기 대전 서구청장으로 당선되며 변화와 혁신에 선 힘찬 서구를 만들기 위한 여정에 나서고 있다. 방위사업청 이전을 시작으로 시민들에게 약속한 정책 실현에 최선을 다하며 어느덧 취임 1주년을 맞이한 서철모 동문. 지금까지 겪은 인생 경험을 통해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진솔한 이야기는 무엇인지, 그가 꿈꾸는 지역 청년을 위한 정책과 비전은 무엇인지 물었다.
변화와 혁신의 서구를 원하시는 구민 여러분의 부르심을 받고 힘차게 민선 8기가 출발한 지도 벌써 1년을 맞게 됐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더 배우고, 더 도전하고, 더 다짐했던 1년이었습니다. 취임 후 지금까지 정말 많은 곳을 다니고 많은 분을 만났습니다. 주로 주민 삶의 현장을 찾아 주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하는지 들으며 지난 1년을 보낸 것 같습니다. 민선 8기 1년은 구정의 새로운 기틀을 마련하고 변화와 혁신으로 서구의 경제·행정·문화도시 1번지 재도약을 위해 전력을 다한 기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변화와 혁신의 서구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습니다. 1년을 넘어 4년이 지난 이후에도 구민 여러분의 선택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올해 상반기부터 대전 서구로 이전하는 방위사업청이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의 지원체계를 구축했으며, 이전 효과 확장을 위해 2024년 준공되는 지역 유일의 평촌 일반산업단지에 방산기업과 기관 등을 유치해 일자리 확충과 방위산업 클러스터 공간 육성의 방향도 잡았습니다. 작년 연말 업무협약을 맺은 괴정동 KT 인재개발원 부지를 활용한 첨단산업 집적복합단지 조성 밑그림을 구체적으로 그려 일자리 창출에도 이바지할 생각입니다.
이외에도 노루벌 일원의 생태자원을 활용한 내륙형 국가정원 조성사업과 둔산권 지구단위계획 변경, 관저동 제3시립도서관의 가시적 모습을 위해 대전시와 긴밀히 협력해 추진 중입니다. 변화와 혁신, 힘찬 서구의 구체적인 모습은 혁신적인 행정도시, 성장하는 경제도시, 소외 없는 복지도시, 조화로운 균형도시, 공감하는 문화도시, 꿈을 꾸는 미래도시로 구현될 것입니다. 단순히 밑그림으로 그치지 않고, 입체적으로 서구와 구민들의 삶에 구현되고 색을 입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을 이끌어갈 청년들을 위한 꼼꼼하고 세밀한 정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서구는 단순한 일차원적 지원을 넘어, 청년들의 진로, 창업, 여가, 교류 등 영역별 맞춤 지원 시스템을 마련하고, 청년들의 목소리로 청년정책이 수립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현재 서구에는 총 3곳의 청년활동공간이 조성되어있습니다. 제1호 둔산동의 청춘정거장은 청년 창업 분야, 제2호 갈마동의 청춘스럽은 청년 진로·역량강화에 특성화돼있으며, 올 3월에 문을 연 도마동의 청춘포털은 청년 여가·교류 활동 지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청년 목소리 정책화를 위한 청년정책위원회가 있습니다. 일자리, 문화·복지, 주거 등 총 3개 분과로 구성되며, 청년 제안 정책 사업화 도출, 청년 활동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온라인 통합 정보플랫폼 청춘지원군도 구축될 예정입니다. 청년들의 정보접근성을 높이는 등 정책 수혜자 편의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서구는 청년이 원하고 청년에게 꼭 필요한 정책으로 청년이 꿈을 꿀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1991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행정안전부와 충남도 등을 거쳐 대전시 행정부시장 지금 구청장까지 공직 생활을 하며 항상 공정을 생각했습니다. 공정은 헌법적 가치를 일상에서 구현할 때 견지해야 할 원칙입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공정을 기준으로 삼지 않으면 실패할 수 없다는 사실을 오랜 공직 생활을 통해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그 공정의 원칙을 흔들리지 않고 구현할 수 있는 힘은 자유와 시장경제의 토대에서 나오며, 우리 사회의 큰 가치인 약자 보호 역시 결국 공정의 가치가 발휘될 때 제대로 실현될 수 있습니다. 30년 동안 공직 생활을 하며 이러한 공정과 자유, 시장경제와 약자 보호의 신념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합니다. 공직자로서 국민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고, 보람을 느끼고, 성장해왔으니 저도 개인의 안위를 지키기 보다 국민이 믿고 맡길만한 역할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처음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거리에 나섰을 때 평생 행정만 해온 저의 인지도를 어떻게 높여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름 ‘철모’를 각인시키기 위해 실제 철모를 쓰고 유권자들과 만나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정말 좋았습니다. 열심히 하겠다는 의미로 철모 일병 계급장을 붙이고 한밭수목원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을 때였죠. 한 무리 여고생들이 오더니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더군요. 당시 강철부대, D.P.와 같은 프로그램이 유행할 때였는데, 어린 친구들의 눈에 철모를 쓰고 경례를 하는 제가 신기했나 봅니다. 이 친구들에게 투표와 선거에 대해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특별하고 생소한 경험이었고,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철모를 쓴 이후 청년들 사이에서 철모아저씨, 철모좌 같은 별명도 생겼습니다. ‘철모좌’라고 해서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가 했는데, 어떤 분야에서 두드러지는 인물을 높여 부르는 ‘본좌’에서 파생된 신세대 언어라고 하더군요. 재미있고 감사했습니다. 선거운동 당시 다짐했던 초심을 잃지 않고 앞으로도 남녀노소를 아우르며 편안하게 다가가 소통하겠습니다.
니어라는 물고기가 있습니다. 잉어과 물고기로 인류와 오랜 세월을 함께한 어종입니다. 적응력이 뛰어나 가뭄일 때는 진흙 속에서 휴면상태로 6개월을 버틸 수 있다고 합니다. 인생에도 길흉화복이 있고 세상에 나아가 왕성하게 활동할 때를 잡는 것도 상황이 안 좋을 때 참고 버티고 후일을 도모하는 것도 니어라는 물고기에서도 배울 점이 있습니다. 매사 여유롭게 생각하고 행동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제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는 후배님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에게 행복의 기준은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질 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입니다. 이렇게 매일 발전하는 삶을 살아가려면 오늘을 성실하게 살아내야 합니다.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살다 보면 어렵고 힘든 일을 겪는 순간도 올 겁니다. 하지만 내일이 더 나을 것이라는 가능성과 희망이 있으니 절망하지 말고 이겨내길 바랍니다. 매일 발전하는 후배님들의 미래를 응원하겠습니다.
중국 병법서인 육도삼략(六韜三略)에는 ‘승리하는 장수가 되는 세 가지 길’을 언급하고 있는데, 첫째 예를 갖추어야 하고, 둘째 노력해야 하고, 셋째 절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늘날 리더는 총성 없는 경쟁 시대라는 점에서 보면 육도삼략에 예시된 예의 있고 노력하며 절제하는 사람 즉 자기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결국 리더는 누리는 사람이 아니라 제일의 봉사자인 것이죠. 봉사하는 자세로 임해야 성공하는 조직의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통도 마찬가지입니다. 본인의 말을 전하는 게 아니라 낮은 자세로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이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청장으로서 늘 열린 마음으로 주민분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리더가 되고자 합니다.
사람이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죠. ‘살고 싶은 도시’란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평일에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는 즐길거리가 있는 도시, 사업을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는 도시, 청년들이 꿈을 갖고 둥지를 틀고 싶은 도시, 아이들을 키우기 좋은 도시, 녹지와 공원이 잘 갖춰져 있어 몸과 마음의 건강을 키울 수 있는 도시로 서구를 만드는 것이 제가 가장 이루고 싶은 일입니다.
현재 서구는 교육환경, 공원녹지, 문화시설 등 충분한 물적·인적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서구가 가진 잠재력을 활용해 서구를 중심으로 한 대전발전의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이끄는 대전의 가치를 드높이겠다는 원대한 꿈을 꿔봅니다. 이러한 사명감으로 임기 동안 좌고우면하지 않고 새로운 변화와 혁신이 있는 서구를 만들겠습니다.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는 자신의 사무실에 그림 한 점을 걸어두었다고 합니다. 썰물로 물이 모두 빠진 모래사장에 나룻배 한 척이 쓰러질 듯 놓여 있는 그림인데요. 유명한 작품도 아닌데 카네기가 그 그림을 좋아했던 이유는 그림 아래 적힌 문구 때문이었습니다. “반드시 밀물은 오리라. 그 날 나는 바다로 나아가리라.” 지금 당장은 외롭고 힘들지도 모릅니다. 또 살다 보면 그런 순간이 오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 용기를 잃지 말고, 언젠가 기회가 오면 반드시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그런 후배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힘들 때 이 문구를 떠올리며 용기를 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