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개관한 충남대학교 박물관은 대전·충청 지역의 고고·역사·민속 등 지역 문화유산 발굴과 학술연구에 힘써왔다. 특히 1979년부터 1981년까지 충남 부여에 위치한 백제 사찰터 ‘정림사지’의 발굴조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이 있다. 충남대 박물관은 이 발굴조사에서 박물관은 백제시대 정림사지의 가람배치와 건물기단·기초, 석탑 조영을 연구하는 데 필요한 사적과 유물을 발굴함은 물론, 정림사지가 사적(제301호)으로 지정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처럼 위대한 성과들이 모인 결과, 박물관 전시실에는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 그리고 충청권역의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사료들, 충남대 70주년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충남대 박물관은 이 밖에도 고품격 시민 강좌로 자리매김해 온 박물관 대학과 청소년들을 위한 역사문화 체험교육 등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박물관은 그저 과거의 시간에 정체된 곳이 아닌 지역민의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박물관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는 이야기가 있는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사료를 통해 과거의 역사를 현재 관점에서 이해하고 미래를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시간이 멈추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박물관에서 많은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입니다. 최근 리모델링을 통해 더욱 새로워진 문화 플랫폼 충남대 박물관에 많은 분이 오셔서 관람과 휴식과 체험을 즐기셨으면 합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2년은 박물관 운영에 있어 가장 어려운 한때였다. 박물관의 주요 업무인 전시와 교육이 모두 잠시 멈춤에 따라 박물관 본연의 역할 수행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정상적인 박물관 운영이 가능해지면서 애타게 기다렸던 기획 전시전을 대학 구성원과 지역민에 다시금 선보일 수 있게 됐다. 현재 박물관에는 ‘부여 동남리, 그리고 백제’와 ‘진죽리 통일신라 가마에 들어가다’까지 총 2건의 기획전시가 진행 중이며, 관람을 희망하는 누구나 별도의 예매 없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다가오는 9월부터는 박물관 대학이 다시 운영될 예정이다. 박물관 대학은 2001년 첫 강좌가 개설된 이후 지금까지 총 37회 운영된 전통 있는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이다. 매 기수 100명 이상의 수강생이 모집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찾는 박물관의 스테디셀러다. 흔히 박물관 교육은 ‘역사’라는 틀에 갇혀 있기 쉽지만, 충남대 박물관은 각계각층의 전문가를 섭외하여 역사·예술·과학·종교·정치 등 다양한 주제로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충남대 박물관은 많은 지역민과 대학 구성원이 오래 기다린 만큼 이번 박물관 대학을 통해 완성도 있고, 품격 있는 강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앞으로 충남대 박물관이 나아가야 할 길은 셀 수 없이 많겠지만, 그래도 가장 중심이 되어야 할 목표는 따로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박물관만의 특수성은 물론,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보편성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죠. 특수성만 강조하면 편협해지고, 보편성만 강조하면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모두의 시간을 잇는 조화로운 박물관으로서 대학 구성원과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