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보다 1년이 늦은 대학 생활이었기에 항상 조급했다. 당연히 나를 돌아볼 여유도 없었을뿐더러, 어떤 일을 하더라도 스트레스만 쌓이는 일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 건낸 ‘모든 꽃이 봄에 피지 않는다’라는 말을 듣고 나서 그의 삶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남들처럼 꽃을 피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됐을 때 꽃 피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깨달음을 얻은 이후부터는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많은 것들을 끈기 있게, 부지런히 실천해왔다. 봉사활동부터 학생회장, 대외활동, 랩실 학부생 등 다양한 것을 경험했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아직도 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고 느껴지는 일상이다. 그저 ‘더 멋지고 예쁘게 피기 위해 지금 힘들게 살아가는구나’라는 생각으로 오늘도 개화의 여정에 나서는 신정헌 학생, 그의 소중한 대학생활을 물어본다.
안녕하세요! 충남대학교 심리학과 17학번 신정헌입니다. 곧 4학년이 되는 저는 다양한 활동들을 하며 저의 진로를 정하고 있습니다. 심리학과에서 주관하는 연계전공 ‘감성인지 소프트웨어’를 하고있고, 동아리, 학생회(작년 학생회장), 랩실 학부생, 대외활동, 공모전, 자격증 준비, 봉사활동 등 바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활동들을 한다고 느껴지실 수 있는데, 4학년인데 아직도 진로를 확실하게 정하지 못해 많은 경험을 해서 진로를 정하려고 합니다. 많은 경험을 할수록 재밌는 일들이 너무 많아서 고르기 더 어려운 것 같기도 해요.
한 단어로 저를 표현하자면 ‘꿀’입니다. 제 별명 중 하나가 정꿀 인데요. 제 이름인 정헌을 친구들이 부르다가 ‘정헌이→정허니→정honey→정꿀’이 되었습니다. 이름 때문에도 있고, 학창시절에 100kg가 넘는 덩치 있는 학생이어서, 돼지 울음 소리인 꿀꿀도 별명에 한몫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달달한 제 성격도 한몫했겠죠? 저는 이 별명이 맘에 들어서 저를 소개할 때 항상 정꿀을 말해요. 새로 저를 알게 된 사람들도 처음 저 별명을 듣고 나중에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이제 꿀만 보면 네가 생각나”. 꿀만 보면 생각나는 사람 정꿀 신정헌입니다!
“처음 시크릿버스 봉사활동은 2021년 1월 연탄 봉사입니다. ‘에브리타임’이라는 어플을 보다가 시크릿버스가 있어서 눌러봤더니 ‘어디로 갈지 모르는 곳으로 봉사활동을 간다’에 이끌려서 신청하게 되었어요! 코로나로 많은 활동이 제약되다 보니 다양한 경험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주저하지 않고 바로 신청했던 것 같아요. 사실 2020년 11월에 진행 예정이었던 시크릿버스였는데 코로나로 21년 1월까지 밀려서 더더욱 기대하며 기다렸던 것 같아요!
대학본부 앞에서 처음 발열체크부터 버스에 타고 어디로 갈지 기대하고, 도착해서 낯선 사람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했던 모든 순간이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나요. 같이 봉사했던 선생님께서 열심히 잘한다고 칭찬해주셨던 것, 동네 할머님께서 고맙다고 물 건네주셨던 것, 시크릿버스여서 연탄봉사인지 모르고 하얀 옷을 입고 갔다가 옷이 까매진 기억 등등 좋은 기억만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 여름에 플로깅 활동을 했었는데, 날이 너무 더워서 땀 뻘뻘 흘리면서 했던 거랑 비닐하우스 토마토 농장 봉사활동에서 옷과 신발이 흙 범벅이 됐던 것도 생각나요. 뭔가 힘들었던 것들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 힘들었지만 정말 재밌었습니다.
아무래도 첫 활동이 기분 좋은 기억으로 제 마음속 한 켠에 남아 있어서 신청 공고가 뜰 때마다 신청했던 것 같아요. 평소에 봉사활동도 좋아하고, 낯선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좋아하는 성격에 매번 다른 곳으로 다른 사람들과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 계속 참여한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른 과 학우들과 교수님들을 만나 얘기를 나눌 기회가 코로나로 인해 더욱 줄어들었던 상황에서 만나서 얘기 나눌 수 있었던 것과 평소 접하지 못하는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리고 봉사활동이 끝나면 주시는 기념품과 간식들도 참여했던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점점 더 퀄리티가 높아져서 다음 번엔 뭘 받을까 기대되는 마음도 커요.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지만, 굳이 해보자면 ‘배움’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했을 때가 고등학교 1학년이었어요. 학교 선배가 지역 청소년 봉사 단체를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해서 합격하고, 매주 일요일에 주기적으로 지역 장애 복지 센터에 가서 봉사활동을 했어요. 고1 때부터 고3 여름방학까지 시험 기간을 제외하고 꾸준히 활동했어요. 사실 저도 처음에는 봉사 시간과 다른 학교 친구들을 사귈 생각으로 봉사를 하러 나갔는데, 활동하면 할수록 배우는 게 정말 많았어요. 주변에 장애를 갖고 계신 분이 없어서 그동안 그들에 대해 몰랐던 것들도 알게 되고, 고정 관념들도 사라지고 오히려 그분들에게 배운 것도 많았어요. 이때 많은 것을 배워서 아직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는 것 같아요!
두 가지가 기억에 남아요. 하나는 헌혈 30번을 해서 은장을 받았을 때입니다. 처음 헌혈을 했던 이유는 헌혈 후 받는 상품들 때문에 했었어요. 이렇게 했던 헌혈이 어느 순간 습관처럼 되어서 헌혈의 집에 가서 헌혈을 하고 있더라고요. 제 버킷리스트가 헌혈 100회 채우기인 만큼 앞으로도 꾸준히 할 계획입니다. 지금은 몸이 안 좋아서 헌혈을 쉬고 있지만, 건강 챙기고 헌혈 다시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다른 한 가지는 군 생활 중에 있습니다. 강원도 고성에서 군 생활을 했는데, 2019년 4월 강원도 고성에 큰 산불이 났었어요. 제가 4월 15일 전역 날이어서 말년 휴가를 보내고 있었을 때, 큰불이 났었어요. 휴가를 끝내고 복귀했는데 엄청 심각하더라고요. 12일에 복귀를 해서 주말에 쉬기만 하면 됐는데, 저 없는 동안 부대에서 고생한 전우들 하루라도 쉬게 하고 싶어서 자원해서 지원활동에 나갔습니다. 큰불로 인해 많은 분이 어려움을 겪으셨지만, 당시 산불 진화 작업에 나갔을 때 많은 분께 도움이 될 수 있어 더욱 기억에 남네요.
저는 ‘봉사할 때는 봉사에 집중하고 쉴 때는 쉬자’는 신념이 있어서, 봉사활동을 할 때는 봉사에 전념해요. 뒤로 빠지지 않고 힘든 일도 나서서 하려고 하고요. 그래서 옷들이 쉽게 더러워지나 봐요. 어차피 봉사활동을 하러 왔는데, 쉬운 일만 골라서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더라고요. 그리고 솔선수범해서 먼저 하면 다른 분들도 열심히 같이해주시더라고요.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기분이 들고 좋았습니다.
그리고 ‘봉사활동을 할 수 있을 때 하자’입니다. 지금은 제가 건강하고 시간도 비교적 여유가 있어서 봉사활동을 열심히 참여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시간 여유가 사라져서 봉사활동을 지금처럼 못 할 수 있어서 할 수 있을 때 많이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제가 봉사를 하는 입장이지만 언제든 저 또는 주위 사람이 봉사를 받는 입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때가 됐을 때, 도움을 받기 위해 지금 하는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 봉사를 하면 누군가 저를 보고 봉사활동을 하고 그렇게 되면 점점 더 많은 분이 봉사활동에 함께하실 것이고, 나중에 받는 입장이 된다면, 누구에게 도움받지 라는 걱정은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선 충남대 중앙 동아리 ‘상상네이버스’ 봉사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 가입해서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어요! 코로나 때문에 동아리도 활동들이 제약되어 있는데, 시간이 맞아서 참여 할 수 있는 봉사가 있으면 최대한 참여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GS shop 대학생 봉사단 리얼러브 대외활동을 했었습니다. 지역 아동센터에 가서 아동들을 위한 새로운 놀이를 기획하고, 같이 놀이를 하는 활동이었습니다. 평소에 아이들을 좋아해서 키즈카페에서도 아르바이트를 했던 저이기에 이 활동에 많은 기대를 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을 해서 아쉬움이 가득했던 활동입니다. 그래도 비대면으로 처음 봉사를 해본 새로운 경험이었고, 좋은 팀원들을 만났던 좋은 활동이었습니다.
단기적인 목표는 제 진로를 확실히 정하는 겁니다. 원래는 하고 싶은 게 정말 없었는데, 20년 2학기부터 다양한 활동들을 하다 보니 이제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져서 걱정이에요. 앞으로는 부캐를 많이 만들어서 살아갈 거라고 하는데, 이게 가능할 수 있는 것도 본캐가 탄탄해야 한다고 하더라고 요. 먼저 저의 본캐를 확실하게 정해서 탄탄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입니다. 요즘 가장 관심 있는 것은 앱을 만드는 것입니다. 작년에 컴퓨터융합학부 동아리 ‘모션’에서 주최한 콜라톤이라는 대회와 ‘모바일 프로그래밍’ 수업에서 앱 만드는 법을 배운 덕분에 우리 학교 소프트웨어 중심사업단에서 진행한 대회에서 제가 기획한 앱으로 팀원들과 함께 금상을 받았어요. 이때 경험이 너무 재밌어서 앞으로 이쪽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목표는 단기 목표에서 정한 저의 본캐를 세계적으로 펼치는 것입니다. 방학 때 해외여행을 몇 번 갔고, 작년 여름에 뉴욕에 한 달 다녀왔는데, 해외에서 제 꿈을 펼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한국에서만 있는 것보다 많은 나라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 다양한 경험과 배움으로 살아가며 인생을 보내고 싶습니다.
저는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요. 부족함을 채우려고 다양한 것들을 하다 보니 운 좋게 인터뷰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혹시 저처럼 진로를 정하지 못했거나 부족하다고 느끼는 분이 계신다면 일단 무엇이든 도전을 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말처럼 이것저것 다양한 활동들을 하다 보면 그에 따른 어떤 것이 분명 올 거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모든 꽃이 봄에 피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말인데요. 저는 재수를 해서 남들보다 1년이 늦었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어요. 그래서 더 빨리 진로를 정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더 늦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어요. 덕분에 삶에 여유가 없었고, 괜한 걱정이 많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예민해지더라고요. 하지만 우연히 저 말을 들었을 때, 생각이 바뀌게 되더라고요. ‘신정헌이라는 꽃은 남들보다 천천히 피는구나. 더 멋지고 예쁘게 피기 위해 지금 힘들게 살아가는구나’라고요. 여러분들도 여러분이라는 꽃을 피우기 위해 조급하지 않고 각자의 속도에 맞춰 준비하다 보면 꽃을 활짝 피울 수 있게 될 거예요. 코로나 상황 때문에 다들 힘드시겠지만, 행복한 일 가득하길 바랍니다. 늦었지만 모두 새해 복 많이 받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