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연구자의 충남대 생활

학부 입학부터 교수 임용까지 인생의 절반을 충남대와 함께한 정사무엘 교수. 지금 당장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평생 놀 수도 있다는 장난 반 진담 반 섞인 다짐으로 지금의 순간까지 묵묵히 걸어왔다. 그동안 축산식품의 품질향상과 합성식품첨가물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 개발 등을 연구해 왔으며, 지금은 식육의 품질 예측을 위한 비파괴 검사방법 개발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12월 1일, 그는 젊은 과학자들 중 학문적 성과가 뛰어난 연구자를 선출하는 한국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Y-KAST) 회원으로 선출됐다. 만 43세 이하의 젊은 과학자들 중 학문적 성과가 뛰어난 연구자에 주어지는 Y-KAST 회원으로 선정된 정사무엘 교수는 다변화되고 있는 현대인의 풍요로운 식생활을 위해 고품질 축산 식품 생산을 위한 다양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오롯이 충남대에서 공부하고 연구해 온 젊은 연구자 정사무엘 교수의 충남대 생활을 들어본다.

Q. 지난 12월, Y-KAST 회원으로 선출되셨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매우 영광스러운 자리를 주셔서 ‘한국과학기술한림원’에 감사드립니다. 제가 지금까지 연구하고 이뤄온 것들은 저 혼자 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연구를 위한 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고, 특히 축산가공학 실험실 학생들의 도움 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다시 한번, 저희 연구실 학생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Q. 교수님께서 전공하시는 동물자원학은 어떤 학문인가요?

동물자원학은 전통적인 측면에서 고품질의 단백질 식품인 동물성 식품을 공급하기 위한 가축의 번식, 육종 및 사육과 가축의 도축 및 가공에 대해 공부하는 학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가축이 단순 식품 목적이 아니라 질병 치료를 위한 동물 모델 생산에 이용되고 있고 이종간 장기이식의 도너로 연구 및 개발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동물자원학은 동물성 식품의 공급과 생명공학 분야까지 공부하는 분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지금까지 진행한 연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실까요?

지금까지 진행한 모든 연구가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연구자로서 경력이 길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 연구한 주제가 많지 않습니다. 모든 연구자분이 똑같으실 거 같은데 연구를 하면서 가설과 결과가 일치했을 때 항상 희열을 느낍니다.

제 전공이 축산식품이라서 제가 강의하는 내용 중에 식육가공식품인 햄과 소시지를 제조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코로나 상황으로 현재는 모든 실습을 실험실에서 진행하지만, 이전에는 청양에 위치는 충남대 동물자원연구센터 식육가공실에서 진행했었습니다. 실습 진행을 위해 1박 2일 동안 학생들과 함께하는데 식육가공식품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장시간 함께하다 보니 다양한 대화를 하면서 서로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때가 많이 그립습니다.

Q. 앞으로 우리의 식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요?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은 2020년 기준 52.5kg입니다. 2021년 기준 OECD 평균 69kg보다 적은 양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건강을 위한 단백질 요구량 충족을 위해 소비량이 더 증가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육류 소비를 위한 현재의 축산업은 기후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축산업을 지속할 수 있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현재 많은 분이 축산업 지속에 따른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환경친화적인 축산 방법과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계신 만큼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인류의 식탁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정사무엘 교수님의 짧.문 짧.답!

  • Q1. 가장 어려웠던 실험는?

    박사학위 때 미국 체류 간 진행한 실험이요. 전공 분야도 아니고, 협조할 것도 많아 좀 어려웠어요. 그래도 그때 진행한 연구 중 2건이 상위 5%저널에 게재되어 더욱더 기뻤습니다.

  • Q2. 학교에서 제일 많이 부딪히는 사람은?

    주로 실험실 대학원생들과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사제 간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많이 얘기해 줄 수 있어 좋습니다. 다만 제가 논문에 대한 푸시도 많이 하는 편이라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네요.

  • Q3. 가장 고마운 사람은?

    대학원생 제자들이요. 새로 나온 분석 장비들을 제자들이 익혀오는데요. 제자들이 익혀온 신기술을 적용해서 더 정확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해주는 가장 고마운 사람들입니다.

  • Q4. 학교에서 가장 기분이 좋을 때는?

    학생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았을 때 저도 기분이 좋더라고요.

  • Q5. 교수라는 꿈을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은?

    그냥 이때 놀면 평생 놀 것 같아서 더 열심히 했는데 그 덕분이 아닐까요? 운이 따라 준 것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Q. 학자로서 갖고 계신 앞으로의 연구계획과 비전은 무엇인가요?

앞으로의 연구계획은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하는 연구를 잘 진행하고 연구를 하다 보면 더 필요한 것들이 보일 수 있어서 지금 하는 연구 관련 후속 연구를 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공부를 하다 보면 해보고 싶은 연구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정해진 연구계획은 없지만, 앞으로 어떤 연구를 하든 연구를 재미있게 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대학구성원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먼저 자랑스러운 충남대의 일원으로 교육 및 연구를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하고 싶은 거 하라는 것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잘 할 수 있습니다. 내가 하는 일을 잘한다면 당연히 그에 따른 보상도 주어지겠죠.

또, 학생들에게 여행 많이 다니라고 이야기합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하면 개인 시간이 부족해 여행을 다닐 여유가 없는데요. 여행 가서 그냥 놀고 오라는 게 아닙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고 지금까지 내가 몰랐던 나의 성격,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되더라고요. 여행을 통해 자신에 대해서 잘 알게 된 이후에 직업을 선택한다면 조금이라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학 생활 내내 여행을 많이 다녀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