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을 이어준 한 발의 캔위성

지난 8월 4일, 카이스트가 주관한 ‘캔위성체험경연대회’에서 충남대 C.O.Me팀의 로켓이 푸른 하늘로 날아올랐다. 순식간에 지상 350m 지점까지 상승한 로켓은 장착된 캔위성*을 분리했다. 3개월의 땀과 열정이 담긴 C.O.Me팀의 캔위성은 분리된 즉시 ‘광범위 영상 관측’이라는 임무를 시작했다. 낙하산이 펼쳐지고, 자유낙하 단계에 들어간 캔위성은 장착된 5개의 카메라로 지상을 촬영하며, 무선통신을 통해 C.O.Me팀에게 실시간 영상 자료를 보내왔다.

* 캔 위성은 1998년 스탠퍼드대학의 로버트 트윅(Robert Twiggs) 교수에 의해 제안된 교육용 위성모사 프로그램에서 사용한 위성으로, 위성의 역할을 모사하는 구조계, 전력계, 데이터처리계, 통신계, 탑재체 등의 기능을 음료수 캔 내에 구현한 것이다. 발사 및 임무운용에 필요한 위성구성요소를 매우 단순하게 구성하여 기구(balloon), 드론, 소형 과학로켓 등을 활용하여 상공 수백 미터 고도까지 올려준 후, 낙하산을 전개하여 캔 위성이 서서히 고공에서 낙하하는 동안 일련의 임무를 수행하는 교육용 위성이다.

“이번 캔위성의 관건은 어떤 상황에서도 실시간 무선통신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성공적인 무선통신을 위해 안테나의 크기, 모양을 바꿔 보는 것은 기본이고, 배치와 종류 등에도 많은 신경을 썼어요. 통신이 원활히 이뤄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여름 땡볕 아래 팀원들과 같이 땀 흘렸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일 정도로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 것 같습니다.”

이날 C.O.Me팀은 성공적 인 무선통신과 더불어 높은 해상도의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광범위 영상 관측’ 기술 구현에 성공했다. C.O.Me팀의 ‘광범위 영상 관측’ 기술은 캔위성 본체에서 펼쳐진 5개의 팔 끝에 5대의 카메라를 장착함으로써 각각의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지상에서 한 번에 관측하고, 이를 하나의 큰 사진으로 합치는 기술이다. 높은 해상도의 이미지를 얻었을 시 특정 물체의 개수, 위치 파악이나 이동 경로 확인이 수월한 장점이 있어 이번 캔위성 임무에 적합하다는 아이디어로 접목한 기술이었다.

“캔위성의 낙하산 전개와 동시에 5개 팔에 장착된 Air Muscle에는 이산화탄소가 주입되는데요. 이 덕분에 카메라가 안정적으로 펼친 채 낙하하게 됩니다. Air Muscle을 사용함으로써 캔위성의 부피를 최소함은 물론, 카메라 간의 거리를 유지한 채 안정적으로 영상을 확보할 수 있어 저희 요구하는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발사된 캔위성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날 열린 ‘캔위성체험경연대회’에서 메카트로닉스공학과 김태원, 김한새, 박소영 학생의 C.O.Me팀은 전국에서 모인 120개 팀 중에서 가장 우수한 기술을 선보이며, 대회의 1등 상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우주항공기술 분야에 대한 C.O.Me팀의 비전과 열정이 담긴 성과였다.

이상과 현실을 이어줄 세 명의 공학자

갑작스러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원래 목표로 했던 다른 공모전이 취소됐다. 급하게 새로운 대회를 알아보던 중 ‘캔위성체험경연대회’를 알게 됐다. 단순히 캔 위성을 제작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로켓에 넣고 하늘로 쏘아 캔위성의 임무를 직접 수행해본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대회 준비였기에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혔고, 설계와 제작의 과정은 포기하고 싶은 순간의 연속이었다. 특히 앞선 무선통신과 더불어 캔위성의 하드웨어를 제작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도면을 몇 번이나 실패하고, 원하는 형상이 제대로 나오질 않아 CNC 머신을 수없이 돌렸다. 하지만 세 명의 공학자들은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도움 덕분에 오늘의 캔위성을 완성할 수 있었다.

“결과를 떠나 무언가를 해냈다는 것 자체로 아름다운 경험이었습니다. 우선 함께 고생한 우리 팀원들과 영광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다 함께 잠도 줄여가면서 고생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이러한 노력 덕분에 우승이라는 좋은 열매를 맺은 거 같아서 너무 행복합니다. 아울러 캔위성 제작 간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유용길 대표님을 비롯해 여러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10월 21일,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 주센터에서 우리 순수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육중한 몸체를 과시하며 힘차게 솟아올랐다. 비록 목표 궤도 안착이라는 임무에는 실패했지만,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에 대한 비전을 엿볼 수 있었다. 이처럼 우주 개발에 대한 국가적, 대중적 관심도가 높아진 가운데 김태원, 김한새, 박소영 학생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항공우주 기술 개발을 위한 공학자를 꿈꾸고 있다.

“이번 ‘캔위성체험경연대회’ 덕분에 전공 분야에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갖게 됐는데요. 저희 메카트로닉스공학과에서는 기계뿐만이 아니라 전자, 컴퓨터 언어와 같이 공과대학에서 배우는 공학 지식을 다양하고 폭넓게 배웁니다. 학과에서 익힌 경험을 기반으로 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무인 항공 기술과 국방 기술, 나아가 그저 이상이라고 여겨왔던 대한민국 우주 개발의 꿈을 현실로 잇는 공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10년 후에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