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가을바람이 가을을 재촉했던 10월 25일(월), 비교적 한산한 교시탑 광장에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날 충남대에서는 이진숙 총장과 정용래 유성구청장 등 대학 구성원, 지역민이 참석한 가운데 ‘걸어서 10분 이내 산책로·등산로·치유의 숲 조성 준공 기념식’이 개최됐다.
이번에 준공된 숲길은 대학 구성원과 지역민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온 곳으로 이진숙 총장이 ‘CNU 산책로 조성’ 공약 실천의 일환으로 유성구와 함께 일궈낸 산책로다. 특히 숲 사이로 들려오는 새소리와 더불어 가슴까지 뚫리는 상쾌한 공기까지 걸으면 걸을수록 걷는 이에게 두 배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7월부터 10월까지 약 4개월간 노면 정비와 평상 데크 등 이용자들을 위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충남대 숲길을 CNU Style이 소개한다.
충남대의 넓은 캠퍼스를 둘러싼 여러 산책로는 학교 구성원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의 귀한 휴식 공간으로서 충남대에서 가장 사랑받는 공간 중 하나이다. 특히 최근 문을 연 ‘걸어서 10분 이내 산책로·등산로·치유의 숲’은 3학생회관에서 정보화본부까지 이어지는 산책로로 이맘때면 형형색색의 낙엽은 더없이 아름다운 숲길이다.
이번에 조성된 숲길은 만남의 숲, 체험의 숲, 풍욕의 숲 총 3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예술대학에서 정보화본부까지 1.75km의 거리로, 대화를 나누며 걸었을 경우 시간은 30분 정도, 운동 칼로리는 160kcal를 소모할 수 있는 최적의 산책 코스다.
산책코스의 초입은 예술대학과 3학생회관 사이에 있다. 매트로 잘 정돈된 오솔길을 천천히 오르다 보면 완만한 산책로가 나타난다. 숲길을 걸으며 들리는 오색빛깔의 낙엽 밟는 소리는 적막한 산책로에서 두 귀를 즐겁게 해준다. 그렇게 5분 정도 산책로를 걸어가면 학생생활관과 법전원을 갈 수 있는 사거리 지점에 도착한다. 충남대 산책로는 지점마다 학교로 돌아올 수 있는 샛길이 있어 무리하지 않고 산책할 수 있다.
첫 번째로 만난 갈림길을 지나 안쪽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중앙도서관과 시민천문대를 알리는 이정표와 함께 두 번째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을 지나면 숲길의 중간지점에 도착했다는 증거인데 이정표와 더불어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지도가 함께 있어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얼마를 더 가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이정표를 따라 오르막길을 오르다 보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벤치가 곳곳에 놓여 있다. 벤치에 잠시 앉아 있으면 오색빛깔 낙엽 사이로 불어오는 가을바람이 은은하게 맺힌 땀방울을 식혀준다. 바스락 소리에 잠시 놀라 바라본 가을 하늘 사이에는 겨울 양식을 찾아다니는 바쁜 다람쥐가 나무 사이로 갈 길을 재촉하고 있다. 이처럼 충남대 산책로에는 사람뿐만 아니라 다람쥐, 고라니, 새 등 다양한 동물이 어우러져 함께 살아가고 있다.
세 번째 갈림길은 수많은 돌탑 사이에서 찾을 수 있다. 중간중간 쌓인 돌탑을 바라보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오고 간 길인지 짐작이 갈 정도이다. 학생생활관과 중앙도서관을 알리는 이정표에서 학생생활관 방향으로 내려간다면 자칫 후회할 수 있다.
조금 더 가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정자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자에 올라 낙엽 사이로 보이는 충남대와 궁동 일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새로운 도시에 온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숲 내음 가득한 바람 속에서 그저 낯선 곳에 온 것처럼 먼 곳을 바라본다면 아무 생각 없이 나만의 휴식을 만끽할 수 있다.
그렇게 잠시 내려놓은 뒤 정자에서 내려와 걷던 길을 마저 걷다 보면 여태까지 본 돌탑 중에 가장 큰 돌탑이 나타난다. 이 돌탑과 마주했다면 어느덧 산책로 끝에 다다랐음을 알 수 있다. 돌탑 옆에 자리 잡은 중앙도서관과 농업생명과학대학을 알리는 이정표에서 우리가 오늘 걷기로 한 ‘걸어서 10분 이내 산책로·등산로·치유의 숲’의 여정은 끝이 난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길을 따라 내려가면 경사진 산책로가 나온다. 숲길 조성 이전과 달리 야자 매트가 깔려 있어 가파른 경사를 조심히 내려갈 수 있다. 혹시나 넘어질까? 한발씩 내려오다 보면 이내 곧 우리가 자주 보았던 108번 버스를 만날 수 있다.
예술대학에서 정보화본부까지 30분 정도 소요됐다. 이처럼 아무 생각 없이 걷기 좋은 산책 코스다. 일상에 힘들고 지쳐 있을 때, 연인과 알콩달콩 걷고 싶을 때, 혼자 깊은 고민에 빠졌을 때 등 이유를 불문한다. 하지만 백문이 불여일견, 웹진을 통한 랜선 산책을 넘어 여러분이 직접 숲길을 걸어보는 것이 어떨지 감히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