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겨울호Vol.329
CNU 100년, 위대한 미래를 향한 새로운 출발

CNU style 2020.겨울호 Vol.328

경상계열 02학번 남상원 동문

선한 행동은 아무리 감추려 해도 감추어지지 않는 법이다. 모든 선한 행동에는 귀중한 뜻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후배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하길 바라고, 원하는 곳에 취직하길 바라는 그의 귀중한 뜻. 자신이 받은 도움을 돌려주고자 묵묵히 나눔의 나비효과를 만들고 있는 남상원 동문을 만나보았다.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

사진

흔히 선한 일이란 숨기고 감춰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곤 한다. 선한 일에는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을뿐더러 남몰래 하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적지 않은 사람이 기부나 봉사와 같은 자신의 선한 행동을 숨기려고 노력한다. 그렇기에 남상원 동문도 충남대에 장학금을 기부하기 전 많은 고민을 거쳤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받았던 나눔의 나비효과를 널리 알려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더 많은 사람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때 받았던 ‘동원 장학금’ 덕분에 저는 제 목표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나눔의 나비효과가 더 많은 분께 퍼져나가길 바라면서 이 자리에 서게 됐습니다. 제가 대단한 일을 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저는 당시에 받았던 소중한 장학금을 후배들께 돌려드릴 뿐입니다.”

그는 대학 시절 받았던 장학금이 자신에게 ‘나비효과’가 된 것처럼 어려운 형편에서 공부하는 후배들에게 작으나마 도움이 되고자 장학금 기부를 결심했다. 지난 1월 18일(월), 남상원 동문은 충남대를 방문해 경영학부 후배들을 위해 써 달라며 1,000만 원의 장학금을 기부했다. 그가 다짐했던 12년의 약속을 지키는 순간이었다.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다.

사진

대학 시절, 돌이켜 보면 쉽지 않은 순간이었다. 연로하신 아버지의 병환으로 그의 가족은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크고 작은 도움을 받았으나, 5살 터울인 형이 취직하면서 이 도움마저 끊기게 됐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학업보다는 생계를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었다. 학교가 끝난 저녁에는 알바를 하면서 돈을 벌었다. 생계를 위한 알바는 주말에도 어김없었다.

“학비와 책값을 직접 충당하기 위해서 1학년 때부터 매일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덕분에 대학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죠. 그때는 한 푼도 아까운 상황이었기에 학과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사치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생활의 낭만이라 하는 엠티도 가보지 못해서 아쉽긴 하네요.”

이처럼 어려움 사정을 들으신 교수님과 조교님은 그에게 ‘동원장학회’에 지원해볼 것을 제안하셨다. 그렇게 그는 3학년 재학 중 충남대 동원장학생으로 선발될 수 있었다. 동원장학회의 혜택을 받고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알바하는 시간을 줄이면서 학업에 매진했고, 각종 공모전에도 참가할 여유도 생겼다.
공모전에서 수상하면서 받은 상금은 학비로 충당했고, 학업과 취직 준비를
이어나갈 수 있는 선순환구조가 완성됐다.

“제가 대학 시절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이요?
제 능력이 남들보다 뛰어나지 않기 때문에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가장
뿌듯했던 기억은 A+학점을 받고 성적 장학금을
처음 받았을 때에요. 모두가 동원장학회
덕분이었죠. 그때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약속의 시간

자신도 누군가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겠다고 다짐 한지 12년, 나눔의 나비효과를 만들겠다던 소중한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이 모두가 과거 자신의 어려움을 함께 나눈 고마운 분들 덕분이라는 생각이다.

“동원장학금 덕분에 제 미래와 진로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어려운 상황에서 받은 장학금은 단순히 경제적 지원을 넘어 저를 위로하고 미래를 향한 삶의 큰 동기부여가 됐어요. 그때 제가 받은 도움을 다시 꼭 돌려드리겠다고 다짐했는데 드디어 그 꿈을 이루게 돼 참으로 기쁩니다.”

남상원 동문이 졸업한 08년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한 세계적인 경기 불황이 이어지던 시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 시절 쌓아둔 공모전 수상 경력을 인정받아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할 수 있었다. 그는 ‘BGF리테일’을 시작으로 현재 ‘쿠팡 잇츠’ 대전·충청지역 총괄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제가 감히 그 어려움을 말씀드릴 수 없지만 현재 취직이 많이 힘드실 겁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잘 해온 것처럼 후배분들께서 지금의 어려운 과정을 이겨내고 사회로의 힘찬 발걸음을 내딛으실 거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앞날을 위해 미약하나마 나눔을 실천하고,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