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가을호Vol.328
CNU 100년, 위대한 미래를 향한 새로운 출발

CNU style 2020.가을호 Vol.328

헌혈장학생

경상대와 공대 1호관 사이에 있는 도로에는 그림 하나가 그려져 있다. 보행자의 시선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림이지만, 운전자 시선에서는 마치 책이 서 있는 형태의 입체적인 횡단보도가 눈앞에 펼쳐진다. ‘등용북(登龍Book)’이라는 이름의 이 횡단보도는 우리 학교 최초로 설치된 입체형 횡단보도로 전자공학과 14학번 김정우 학우가 ‘보행 안전시설물 디자인 공모전’에서 교육부 장관상을 받은 작품이다.

여러분, ‘등용북(登龍Book)’을 아세요?

‘등용북(登龍Book)’은 출세를 위해 거쳐야 하는 관문, 등용문이라는 말에서 착안해 우리 학교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해 좋은 곳으로 출세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원래 계획으로는 도서관 바로 앞에 있는 횡단보도에 설치하려고 했으나, 대학본부와 조율한 끝에 지금의 자리에 위치하게 됐다.
“차량 운전자에게는 해당 설치물이 자연스럽게 착시로 보이지만, 인도에서는 이상해 보일 건데요. 저도 보행자 관점에서 바라보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작자도 이런데 그냥 지나가시는 학생들은 어떨까요? 만약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으시면 주말이나 휴일에 차가 안 올 때 도로 가운데서 ‘등용북(登龍Book)’을 마주 하고 10m 정도 떨어져서 바라보면 이 횡단보도의 의도를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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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도인 김정우 학생의 아이디어 등용북은 ‘보행 안전 시설물 디자인’ 공모전에서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며 세상에 나왔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공학도로서 ‘디자인’ 분야는 생소한 도전이었지만 김정우 학생이 공모전에 참가한 이유는 ‘안전’이라는 키워드 때문이었다. 평소 캠퍼스를 걸으면서 보행자의 안전이 위험한 곳을 떠올리면서, 아이디어로 착안했다. 디자인을 고민하던 끝에 지성의 상징인 책을 입체적으로 구현했다. 9권의 책은 단과대학별로 학생들에게 친숙한 전공 서적의 이름으로 뽑았다. 이 입체형 횡단보도가 만들어낸 작은 변화는 대단했다. 운전자들은 입체적으로 보이는 ‘등용북(登龍Book)’ 앞에서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고, 덕분에 보행자들은 도로를 안전하게 횡단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외부인에게 자랑할 수 있는 대덕캠퍼스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 잡게 됐다.

“아이디어는 떠올랐는데, 디자인으로 구현할 방법이 없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다행히도 디자인을 전공한 고향친구와 협업해서 ‘등용북(登龍Book)’을 완성했죠. 인도로 지나가는 학생들이 저게 뭐냐고 할 때 내심 뿌듯합니다. 보행자에게도 관심을 끄는데 운전자에게는 더 큰 주의와 관심을 유발하겠죠? 대학 구성원 모두에 도움이 되는 ‘등용북(登龍Book)’을 남기게 돼 참 뿌듯합니다.”

나를 위한 더 가치 있는 도전

김정우 학생은 학교를 다니면서 많은 경력을 쌓아왔다. ‘보행 안전 시설물 디자인 공모전’ 교육부 장관상 등 10개의 상을 받았다. 인턴 경력은 20개월이 넘고, 5번의 대외활동을 경험했다. 그도 처음부터 이런 대외 활동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음향기기 개발자가 되고자 했던 김정우 학생은 새내기 시절에는 여러 박람회와 전시회에 참가해 업계 종사들로부터 관련 분야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학년이 거듭되며, 하루 종일 연구실에서 연구하는 일보다는 밖에서 다른 사람과 활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야에 눈을 돌리게 됐다. 공학도로서 한 우물을 파기도 모자란 시간에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당장 가슴이 뛰는 일을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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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목표를 향해 그 어떤 타협도 없이 진득하니 오래 파는 사람이 있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진로를 결정하는 사람이 있는데요. 저는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새내기 당시에는 저도
전자인 줄 알았는데요. 공학도가 공학자가 되는 일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나를 위한 더 가치 있는 도전을 해보면서 제가 나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알게 됐습니다.”

김정우 학생은 졸업을 앞두고 투자전문기업에서 인턴으로 활동했다.
다양한 기업인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면서 그 어느 때보다 가슴이 뛰었다고
한다. 그리고 문득 우리나라 경제의 한축을 담당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공학도가 아닌 ‘금융 전문가’의 길을 택하게 되었다. 현재 김정우
학생은 경상대학에 있는 회계/세무고시 준비반 ‘회선재’에서 만날 수 있다. 공인회계사
자격증 취득이라는 단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벤쳐캐피탈리스트가 되겠다는 꿈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향후 대한민국 경제에 활력을 넣어줄 수 있는 벤쳐캐피탈리스트가 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며 오랫동안 성장하고 싶어요. 그래서 벤쳐캐피탈리스트라는 직업을 목표로 하게 됐죠. 다양한 업계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저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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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요? 저도 경험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고, 남들보다 똑똑한 것도 아니지만, 더 많은 친구들이 다양한 곳에서 열정적이고, 가슴 뛰는 경험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 과정에서 꿈을 찾을 수 있었거든요. 여러분들은 저보다 더 많이 배우고, 다양하게 경험해서 세상을 바꾸고, 경계를 허무는 인재가 되길 바랍니다.”

자신의 경계를 넘어서 나에게 더 가치 있고, 가슴이 뛰는 과제에 도전을 시작한 김정우 학생, ‘등용북(登龍Book)’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던 덕분에 그는 ‘등용북(登龍Book)’ 앞에서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중이다. 그가 등용문을 오르는 그 순간을 넘어 언제나 밝은 미래가 있기를 CNU Style이 응원한다.